최근 신림역, 서현역 등에서 일어난 사건들을 비롯하여 아무 이유 없이 벌어지는 묻지마 범죄가 끊이지 않고 발생하고 있습니다. 불안과 공포로 일상생활이 불편할 정도가 되고 있어 우려가 커지고 있는데요. '이상동기 범죄'라고 불리는 묻지마 범죄의 발생원인에 대하여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상동기 범죄의 개념
일반적으로 범죄에는 원한, 금품, 이성관계 등 그 원인이 되는 동기가 있기 마련인데, 이상동기 범죄는 특정한 이유 없이 자신과 관계가 없는 불특정인을 대상으로 한 범죄행위를 의미합니다.
위키백과에 따르면 이상동기 범죄는 다음과 같이 정의되어 있습니다.
이상동기 범죄(異常動機犯罪)는 뚜렷하지 않거나 일반적이지 않은 동기를 가지고 불특정 다수를 향해 벌이는 폭력적 범죄를 말한다. 언론에 의해 흔히 묻지마 범죄로 표현되어 오다가 2022년 1월 대한민국 경찰은 이상동기 범죄로 명칭을 정하고 통계를 기록하기 시작하였다. "묻지마 범죄"라는 용어는 자칫 범죄의 동기가 전혀 없이 무차별적인 폭력을 일으키는 개인적 성향이 문제라는 인식을 줄 수 있어 범죄의 동기와 원인을 오해하게 할 수 있다.
(출처: 위키백과)
이상동기 범죄는 묻지마 범죄 또는 무동기 범죄(motiveless crime)라고도 하는데, 대상을 특정하지 않고 구체적인 동기 없이 불특정 다수를 향해 저지르는 범죄라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대체로 살인, 방화, 강간, 상해, 손괴 등의 범죄를 연속적으로 저지르는 연쇄범의 형태로 자주 발생합니다.
우리나라는 언론이나 대중에서 '묻지마 범죄'라는 표현을 주로 사용했으나 최근에는 '이상동기 범죄'로 명칭이 정리되었고 영문으로는 '무목적 범죄(senseless crime)' 나'무동기 범죄(motiveless crime)' 등으로 사용됩니다.
한편, 해당 범죄를 지칭하는 명칭에 대한 비판적 시각도 존재합니다. 명확하게 개념이 정립되지 않은 상황에서 언론과 대중에서 묻지마 범죄라는 용어를 남발할 경우 개별의 케이스를 면밀히 다루거나 범죄가 발생한 사회 구조적인 원인을 다루기 어려워진다는 것입니다.
모든 범죄가 언론에서 보도되는 것처럼 단순히 사회에 적응하지 못한 개인에게 초점이 맞춰지고 개인의 일탈로 설명할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그 사회구조적인 원인분석과 해결에 초점이 맞춰져야 할 것입니다.
묻지마, 이상동기 범죄 발생형태
우리 사회에 묻지마 범죄, 이상동기 범죄가 대두된 것은 2008년 일본 아키하바라에서 일어난 사건 이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키하바라 사건으로 불리는 이 범죄는 2008년 6월 일본 아키하바라에서 한 남성이 2톤 트럭을 운전하여 무차별적으로 사람들을 친 뒤 칼을 꺼내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마구 휘둘러서 7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던 사건입니다.
당시 구속된 범인은 평범한 파견업체 직원으로 피곤하고 일상에 지쳐서 범죄를 저질렀다고 밝혀서 묻지마 범죄, 이상동기 범죄가로 주목받았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2016년 5월 강남역의 공용화장실에서 면식 없는 여성을 무차별로 살해한 강남역 살인사건이 벌어졌는데, 당시 범인은 여성들이 자신을 무시해서 범행을 저질렀다고 밝혔습니다.
이와 같은 이상동기 범죄의 대표적인 유형으로는 살인, 방화, 폭행 및 상해, 강간, 재물손괴 등이 있는데 특별한 범죄의 동기 없이 무차별적이며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일정한 시간과 장소에서 연쇄적으로 발생하여 다수의 무고한 피해자를 양산하는 특징이 있다고 합니다.
연쇄 살인이나 폭행등의 사건들은 대중들에게 많이 알려져 있지만 그 발생건수가 가장 많은 것은 재물손괴 유형으로 특정 이유 없이 타인의 재물에 연쇄적으로 피해를 주는 방식으로 나타납니다.
이렇게 이상동기 범죄는 그 형태가 다양하며 재물손괴에서 부터 살인까지 피해 범위도 상당하여 대응과 관리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경찰청은 묻지마 범죄의 공식 용어를 ‘이상동기 범죄’로 정리하고 이상동기 범죄를 별도 관리하겠다고 발표했으나 최근까지도 그 발생 횟수가 빈번하여 시민들의 불안이 사라지지 않고 있습니다.
묻지마 범죄, 이상동기 범죄의 위험성
이상동기 범죄, 무동기 범죄(motiveless crime)는 인과관계가 뚜렷한 다른 범죄와 달리 특별한 동기와 대상이 정해져 있지 않아 미리 예방하거나 대비하기가 어려워 그 위험성이 큽니다. 범행의 동기가 없어 그 확인이 어렵고 범죄피해 대상이 특징적이지 않고 범행대상 선정이 무차별적이기 때문에 그 수사와 예방이 까다로운 범죄로 꼽힙니다.
이상동기 범죄는 예방의 한계가 있기 때문에 길거리 및 건물 내외 등에 CCTV를 설치하거나 순찰을 늘리는 등 치안과 처벌을 강화하는 방법으로 대응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묻지마 범죄, 이상동기 범죄의 또 다른 위험성은 피해대상이 상대적으로 약자에게 집중되며 그 공포가 사회에 확산된다는 점입니다.
이상동기 범죄의 가해자는 노인, 아동, 여성 등 가해자는 자신보다 약해 보이는 상대를 대상으로 범죄를 저지르는 특징을 보입니다.
이는 아무런 잘못 없이 일상을 살아가는 개인들이 자신도 갑작스럽게 범죄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공포감을 심어주게 됩니다.
선량하고 신체 건강하게 이웃과 사회에서 인정받고 바르게 살아가던 사람들조차 갑작스럽게 묻지마 범죄의 타깃이 되어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인식은 사회를 경직시키게 됩니다.
이상동기 범죄가 인간성이 상실돼가는 현대사회의 병폐의 산물로 `선진국형 범죄'라는 분석도 있으며 우리 사회의 누구나가 이러한 범죄의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위험성이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상동기 범죄를 일으키는 가해자들은 사회에서 소외되거나 사회에 대한 불만을 가지고 있는 반사회적이고 극단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어 양심이나 사회적인 통념으로 판단할 수 없다는 것이 또 다른 위험성입니다.
이들은 누군가를 죽이거나 다치게 하는데 별다른 거리낌이 없고 잃을 것이 없다는 생각에 극단적인 행동을 하며 벌금이나 수감 등의 처벌도 무서워하지 않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는 피해자들에게 신체적, 정신적으로 엄청난 고통을 주며 사회적으로도 예방이나 관리가 어렵게 되는 한계로 나타나게 됩니다.
이러한 묻지마 범죄, 이상동기 범죄는 그 파급력이 커서 다양한 소설이나 영화 등의 소재로 사용되어 대중들에게 파급되기도 합니다. 특히 청년층이나 학생들이 이를 잘못 받아들여 모방 행동으로 표출되기도 합니다.
최근 청소년들이 온라인 커뮤니티나 댓글을 통해 흉기 난동을 예고하여 검거되는 현상들이 늘어가고 있는데, 이들은 "관심을 끌고 싶었다" "장난이었다"라고 경찰에서 진술했다고 합니다.
해외에선 범죄 예고도 '테러 행위'로 규정하고 있는 만큼 우리나라에서도 범죄 예고를 통한 공포심을 유발하는 행위들에 대하여 관리나 조치가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상동기 범죄의 발생원인은?
최근 우리사회에서 이상동기 범죄들이 빈번하게 발생하게 되는 원인은 무엇일까요? 다양한 원인들이 있겠으나 아래와 같은 관점으로 이상동기 범죄를 둘러싼 사회문화적 원인을 확인하고 이를 해결하는 노력이 필요할 것입니다.
1. 무관심과 소외
묻지마 범죄, 이상동기 범죄의 가해자는 사회적 불평등이나 소외에 따른 분노나 원망을 폭력행위로 분출하고 있습니다.
특히 코로나 장기화와 1인 가구의 증가 등으로 청년층이 고립되는 경우가 급속도로 늘어나면서 혼자 생활하는 개인들이 사회적인 연대나 관계망에 속하지 못하고 범죄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미국이나 일본 등의 해외에서는 일명 '외로운 늑대'라는 테러현상으로 분류하는데 시민들에 대한 무차별 테러를 가하는 소외되고 외로운 개인들이 현대사회에 증가하고 있음을 할 수 있습니다.
사회적 관계의 연결이 약화되면서 어딘가에서 고립되고 소외되어 절망하고 분노하고 있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사회 전반적인 현상으로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인터넷과 정보기술의 발달과 스마트폰이나 SNS 사용확산의 한계가 인간 소외를 부추긴다고도 보고 있습니다.
묻지마 범죄, 이상동기 범죄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지역사회의 인간적인 교류가 늘어나고 지자체, 시민사회, 직장 등에서 심리상담이나 정신보건, 의료 지원 및 관리 등의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2. 양극화에 따른 사회적 좌절
묻지마 범죄, 이상동기 범죄의 가해자들은 사회적 좌절이나 경제적 빈곤 등으로 사회적 불평등의 피해자라고 스스로를 인식하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회를 향한 무차별적 공격성이 발현되는 것은 '좌절-공격성 이론(frustration-aggression theory)'으로 설명되는데, 자신이 기대했던 목표를 이루지 못하고 만족을 얻지 못하고 좌절했을 때 공격반응이 일어날 가능성이 증가한다고 합니다.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사회적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고 서열주의에 따른 상대적 박탈감과 열패감, 경제적 빈곤에 따른 사회적 고립 등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현상의 부작용으로 발생하는 다양한 사회문제들 가운데 이상동기 범죄가 포함되어 있는 것입니다.
특히 요즘 한국사회에서는 모든 것을 물질적인 기준으로 판단하며 생존을 위해 끊임없이 경쟁해야 하는 사회가 되었습니다. 이러한 경쟁 속에서 상위에 서지 못하면 낙오자나 패배자로 규정되며 한 번의 실패가 인정되고 회복되기 어려운 구조속에서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여기에 갑질현상이나 SNS 등으로 서로를 비교하는 문화와 몰개성적인 사회적 특성으로 인해 이런 사람들의 열패감과 좌절감은 더욱 커지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이런 사회구조적 한계가 사회에서 고립되고 소외된 개인을 양산하고 그들의 공격성과 이상행동이 발현되어 이러한 범죄들이 증가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상동기 범죄를 선진국형 범죄라고 구분 짓는 것도 이러한 이유가 아닐까 싶습니다.
3. 신속주의와 쾌락주의
무동기 범죄, 이상동기 범죄의 가해자들은 인내력을 가지고 장기적 관점으로 자신의 삶을 전망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무동기 범죄는 상당수가 충동과 우발에 의해서 일어난다고 하는데, 최근 사회변화의 속도가 빨라지고 '빨리 빨리'해결하지 않으면 안 되는 조급함에 살아가는 것이 이러한 우발성을 키우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더불어 윤리적, 도덕적인 가치관이 물질적인 가치관에 비해 평가절하되면서 즉각적인 쾌락만을 추구하는 사회적 문화가 우발적이고 즉흥적인 행동으로 이어지는 경향도 있습니다.
쾌락주의를 중심으로한 잘못된 가치관은 여성을 동등한 동료 시민이 아니라 성적대상이나 본인보다 더 낮은 존재로 바라보는 시선을 가지게 하며 이것이 범죄로 이어지는 것도 경계해야 할 일입니다.
4. 폭력적 문화의 팽배
폭력적인 문화는 범죄현상을 심화시키는데 TV, 유튜브, 인터넷, 영화, 게임, 웹툰 등의 콘텐츠들에서 지속적으로 폭력적이고 자극적인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문화 속에서 무의식적으로 폭력이 일상화되고 자연스러워질 수 있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앞에서 살펴본 다양한 사회 구조적 문제들을 살펴서 이상동기 범죄, 묻지마 범죄가 더 확산되지 않도록 관리하고 우리 사회를 보다 안정적으로 유지시킬 필요가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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