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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 인사이트

대한민국 중산층 소득기준과 중산층 인구비중

by 일상학습자 2023. 2.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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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사람들은 이런저런 기준으로 계층이나 유형을 분류하는 것을 즐기는데, 혈액형, MBTI, 수저론 등이 대표적인 것들 아닌가 싶습니다. 최근에는 대한민국 중산층 기준이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고 해서 중산층의 소득기준과 자산기준, 그리고 그러한 인식들에 대하여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중산층의 개념과 정의는 무엇일까?

중산층이라는 개념의 사전적 정의는 무엇일까요? 다음 어학사전에서는 중산층을 아래와 같이 정의하고 있습니다. 

 

중산층 [中産層] : 재산을 가진 정도가 유산 계급과 무산 계급의 중간에 놓이는 계층

 

자본가와 같이 재산이 많은 계층을 유산 계급, 노동자나 빈농처럼 노동력으로만 생활하는 하층 계급을 무산 계급이라고 할 수 있으니 중산층이란 그 중간에 놓이는 계층으로 많은 재산을 가진 것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의 재산을 가지고 있어 생활이 어려운 정도는 아닌 계층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한 마디로 중간 정도의 소득 또는 재산을 가진 사람들을 중산층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렇다면 실질적인 소득이나 자산을 기준으로 한다면 중산층의 기준이 어떻게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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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산층의 소득기준과 자산기준

 중산층을 정의하는 것은 시대와 환경에 따라 다양한 해석과 기준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글로벌 스탠다드가 존재하는 것은 아니지만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중산층을 정의하는 기준들이 있으니 이를 참고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OECD 중산층 소득기준과 중산층 인구 비중

경제협력개발기구, OECD(Organization for Economic Cooperation and Development)에서 정의하는 중산층은 소득을 기준으로 중위소득의 75% ~ 200% 사이에 속하는 계층이라고 합니다. 

그 범위가 상당히 넓은 것이 특징인데, OECD의 기준을 2023년도 대한민국에 적용하면 4인가구 기준 월소득이 405만원 이상 1080만 원 이하인 가구는 모두 중산층에 속하게 됩니다. (2023년 대한민국 4인가구 중위소득 540만 원 기준)

 

좋게 봐주셔서 고맙기는한데, 그 범위가 너무 넓어서 이게 맞나 싶네요.

 

위에서 소개한 OECD의 중산층 기준(중위소득 75~200%)에 속하는 인구의 비중을 살펴보면 우리나라의 중산층 인구비중은 61.1%로 주요 OECD 국가들 평균인 61.5%와 유사한 수준입니다. 국가별로 살펴보면 핀란드, 프랑스, 일본 등의 국가들보다는 그 비중이 낮고 미국, 영국, 이탈리아 등의 국가들 보다는 높은 수준입니다. (자료출처: KDI FOCUS '우리나라 중산층의 현주소와 정책과제')

OECD국가들의 중산층 인구비중

 

대한민국 통계청에서 규정하는 중산층 소득기준과 인구 비중

통계청에서 규정하는 중산층의 소득기준은 중위소득의 50% ~150%로 2023년 4인가구 기준 월소득 270만 원에서 810만 원 사이에 속하는 가구가 중산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2023년기준 대한민국 중위소득
1인가구 월 207 만 원
2인가구 월 345 만 원
3인가구 월 443 만 원
4인가구 월 540 만 원

통계청의 기준 역시 그 범위가 넓어서 소득이 세 배 가량 차이가 나도 같은 중산층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한계가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통계청에서 제시한 중산층 소득 기준을 처분가능소득 기준으로 살펴보면, 중산층의 인구비중은 2011년 54.9%에서 2021년 61.1%로 증가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 이는 노동이나 자산 등 시장소득 보다 정부에 의한 이전소득에서 더 큰 영향을 받고 있는 것이라고 합니다. (자료출처: KDI FOCUS '우리나라 중산층의 현주소와 정책과제')

 

중산층 인구비중의 변화추이

정부의 이전소득을 포함한 것이라고는 하지만, 지난 10년간 중산층의 비중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것에 얼마나 공감하시나요? 국민들은 실제로 중산층의 기준에 대하여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요?

 

중산층이 생각하는 중산층의 소득, 자산, 소비 기준

2022년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가 성인 1,14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설문에 따르면 통계적으로 중산층에 속하는 응답자의 45.6%가 스스로를 중산층이 아닌 하위층이라고 응답했다고 합니다. 

통계 상으로 자신들이 중산층으로 분류되는 것과는 무관하게 일상을 살아가면서 스스로를 중산층이 아닌 하위층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것은 통계적인 중산층의 기준과 사람들이 실제로 인식하는 기준사이에 간극이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설문에 응답한 사람들은 대한민국 중산층의 소득과 자산, 소비 기준을 다음의 수준으로 생각했다고 합니다.

4인 가구 기준 월 소득 686만 원, 월 소비 427만 원, 순자산 9.4억 원, 부동산 자산 8.4억 원

위 응답에서 나타난 중산층의 기준은 상당히 높으며 실제로 월 소득 686만 원은 소득 상위 24%에 달하는 수준이라고 합니다. 

 

한편 2015년 한 증권회사에서 직장인을 대상으로 중산층의 기준에 대한 설문을 진행했는데, 그 결과 중산층의 기준을 부채 없는 30평 이상 아파트 소유, 월급 500만 원 이상, 2000cc급 중형차 소유, 예금액 1억 원 이상 보유, 해외여행을 1년에 한 번 정도 다니는 수준이라고 응답했다고 합니다.

 

이렇게 통계적인 소득 기준이나 자산 기준과 실제로 국민들이 생각하는 중산층 기준에 대한 인식의 차이가 크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중산층에 대한 인식과 중산층의 붕괴

주관적 중산층 인식 추이

통계청의 사회조사에 따르면 자신의 소득, 직업, 교육, 재산 등을 고려한 사회경제적 지위가 상-중-하 가운데 중간에 속한다고 응답한 경우를 중산층으로 분류하였는데, 이 비중은 2013년 51.4%에서 2021년 58.8%로 지속해서 상승하고 있다고 합니다. 

 

한편,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아래와 같이 각 계층의 기준을 나누고 있다고 하는데, 중산층을 바라보는 다양한 주관적 시각을 확인할 수 있는 재미있는 내용인 듯합니다. 

일 안 해도 재산이 늘어나면 부자
일 안 해도 재산이 그대로면 중산층
일 안 해서 재산이 줄어들면 서민
일해도 재산이 줄어들면 빈곤층 

 

중산층 계층의식 및 계층이동에 대한 인식

 

계층이동에 대한 인식

스스로를 중간정도의 중산층 계층으로 판단하는 사람들은 늘어났지만, 계층간의 이동 가능성에 대한 주관적 인식은 크게 낮아지고 있습니다. 특히 본인 세대뿐 아니라 다음 세대의 계층이동 가능성에 대해서 더욱 부정적으로 인식하는 추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에서 노력한다면 개인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높아질 가능성”을 묻는 항목에 대해 긍정적인 응답을 한 비율은 2011년 28.8%에서 2019년 23%로 감소하였고, “자녀세대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높아질 가능성”이 높다고 응답한 비율도 2011년 41.7%에서 2021년 30.3%로 감소하여 감소폭이 더 크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일반적인 국민들은 중산층 진입의 문은 점점 더 좁아지고 있다고 인식하고 있으며, 중산층 진입을 위해서는 부모나 조부모의 재정적 사회적 지원이 필수적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입니다. 심지어 한 가구 내에서도 부모세대는 중산층이지만 본인은 중산층이 아니라고 판단하는 사람도 많다고 하니 그 계층에 대한 허들이 더욱 높게 인식되고 있는 듯합니다.

 

 

이렇게 중산층에 대한 인식과 계층이동에 대한 인식을 살펴보았는데, 전문가들은 중산층 붕괴에 대한 우려를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중산층 붕괴에 대한 우려는 1990년대 후반 외환위기를 거치며 일자리 상실 및 가구 소득 하락으로 인해 논의되었는데 이러한 우려가 최근 다시 대두되고 있는 것입니다. 

 

코로나 전후로 디지털 전환, 기후변화 대응, 중간 일자리 감소 등 산업 및 노동시장의 여러 변화가 급속도로 진행되면서 중산층 축소에 대한 전 세계적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합니다. (OECD, 2019)

중산층의 축소나 붕괴는 경제적·사회적 계층 간의 단절과 양극화로 이어지며 장기적으로 사회적 합의가 어려운 갈등이 심화된 사회가 되어 국가 차원의 발전이 어려운 상황에 놓일 수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적절한 대응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중산층을 바라보는 입체적 시각과 우리의 대응

 

앞서 다양한 중산층의 기준을 살펴보았지만 현실을 살아가는 우리의 감각과 어느 정도 차이가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사실 중산층이라는 계층은 생활이 아주 어렵지도 또 아주 넉넉하지도 않은 계층으로 절대적인 기준이 있는 것은 아니며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으로 다양한 관점에서 해석이 가능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최근 우리의 일상을 채우고 있는 SNS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소위 잘 나가는 사람들의 일상의 단면들이 우리가 생각하는 중산층에 대한 이미지를 좌우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요?

이러한 단편적인 시각에서 벗어나 중산층을 바라보는 입체적인 시각에 도움을 주는 몇 가지 사례를 함께 살펴보고자 합니다. 

 

먼저 워싱턴 타임즈가 2003년 기사 'What is middle class?(중산층은 누구인가?)'에서 소개한 중산층의 사례입니다. 

이 기사에서는 '각종 청구서에 지불할 수 있는 충분한 연소득이 있지만 퇴근 후에 피자 한 판을 사거나 영화관람, 국제 전화를 생각 없이 걸 수 없는 사람들이자 약간의 투자는 하지만 이런 삶을 위해선 각각의 급여에 의존해야 하는 사람들'이라고 중산층을 정의했습니다. 

그리고 과거 프랑스의 퐁피듀 대통령은 프랑스의 중산층이 가져야 할 삶의 다섯 가지를 '폭넓은 세계를 경험하고 이해하기 위한 외국어 구사 능력', '직접 즐길 줄 아는 스포츠', '정서적인 여유를 위해 다룰 줄 아는 악기', '나만의 특별한 요리', '지속적·정기적인 나눔과 사회참여' 등으로 제안하기도 하였습니다.  

 

이렇게 중산층을 정의하는 관점은 다양하지만 중산층이란 결국 우리 주변 가까이에서 함께 살아가고 있는 평범한 사람들입니다. 이들은 우리 사회의 근간이 되며 경제적 사회적 발전을 지탱해 주는 없어선 안 될 사람들인 것은 틀림없습니다. 

 

우리 사회 구성원들의 다양한 계층이나 특성들을 구분하는 과정에서 특정 기준을 바탕으로 큰 허들로 삼거나 서로를 반목하기보다는 포용적인 관점이 필요할 것입니다. 중산층을 포함한 우리 사회 구성원들을 서로 이해하고 공감하려는 시도와 노력이 선행될 때 우리 사회의 갈등이나 양극화를 해소할 수 있지 않을까요? 

더불어 정부와 시장에서는 좋은 일자리가 창출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고 노령화 시대에 대한 대응을 통하여 양질의 노동소득과 자산을 축적하는 중산층들을 확대할 수 있는 정책과 노력이 뒷받침되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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