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이어지는 폭우가 지나가면 극심한 폭염이 지속되는 예전과 다른 날씨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기후위기가 우리의 일상에 점차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 같은데요, 탄소배출을 줄이고 지속가능한 에너지 사용을 위한 고민도 함께 이어지고 있습니다. 친환경 발전과 지속가능한 에너지를 논할 때 알고 있어야 할 그리드 패리티(grid parity)와 균등화 발전원가(LCOE)에 대하여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리드 패리티(Grid Parity)의 뜻과 의미
그리드 패리티(grid parity)란 에너지의 최종 소비자 관점에서 신재생에너지원을 이용한 전력 생산비용이 기존의 전력망에서 전력을 구매하는 가격과 균형을 이루는 시점을 의미하는 용어로 소켓 패리티(socket parity)라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기준선’을 의미하는 'Grid'와 ‘동등, 동가’를 의미하는 'Parity'가 합쳐진 용어로 기존 방식의 전통에너지 발전과 신재생에너지 발전의 균등화 발전원가(LCOE)가 동일해지는 시점입니다.
그리드 패리티를 측정할 때 재생에너지원에서 전력을 생산하는 비용과 이를 위한 보조금을 모두 고려하여 전통적인 화석연료 기반의 전력비용과 비교하게 되는데,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가 추가적인 인센티브나 보조금의 필요 없이 석탄 및 화석연료 기반의 기존 에너지원과 재정적으로 경쟁력을 갖게 되는 시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기존의 화석원료의 발전단가와 신재생에너지의 발전단가가 같아지는 균형점으로 전기소비자의 관점에서 주택에 설치된 신재생 발전단가와 주택용 전기요금이 같아지는 시점을 의미한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균등화 발전원가(LCOE)의 뜻과 의미
그리드 패리티(grid parity)를 산정할 때, 발전단가 산정 및 비교를 위해 균등화 발전비용을 활용하고 있기 때문에 그리드 패리티와 함께 이해가 필요한 개념이 균등화 발전원가(LCOE)입니다. 균등화 발전원가(LCOE)의 뜻과 의미를 아래에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균등화 발전원가는 영문으로 Levelized Cost of Electricity, 줄여서 LCOE로 표기되는데 이는 단위전력량 1mWh을 생산하기 위해 소요되는 모든 비용을 의미합니다.
에너지를 생산하기 위한 발전소가 운영되기 위해서는 시설 투자비용, 연료비용, 운영비용 등을 비롯한 직접비용과 발전시설로 인해 발생한 오염 상쇄에 필요한 환경비용, 안전관리를 위한 안전비용, 기타 사회적 비용 등의 간접비용이 발생하게 됩니다. 이러한 모든 비용요소를 고려하여 발전설비 운영에 발생하는 모든 비용을 취합하여 단위전력량 1mWh을 생산하기 위해 소요되는 비용을 정리한 것입니다.
참고로 IRENA(국제재생에너지기구, International Renewable Energy Agency)는 LCOE를 “전 주기 동안의 발전량 대비 전 주기 동안의 비용(Ratio of lifetime costs to lifetime electricity generation)”이라 정의하고, 에너지경제연구원에서는 ‘특정 발전소에서 생산된 전력 단위(kWh) 당 평균 실질발전비용(원)으로, 발전시설 총비용의 현재가치를 총발전량의 현재가치로 나누어 계산하는 값’이라 정의합니다.
즉, 균등화 발전원가(LCOE)는 동일한 전력량의 생산을 위해 얼마만큼의 비용이 필요한가에 대한 기준으로 다양한 발전원을 비교할 때 유용한 지표값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주요 국가의 그리드 패리티(grid parity) 현황
국제에너지기구 (International Energy Agency, IEA)가 2018년 발표한 <World Energy Outlook 2018>보고서에 따르면 2012년부터 5년 동안 태양광 발전시설의 균등화 발전원가(LCOE)는 약 65% 하락했다고 하며, 재생에너지 생산 비용이 저렴해짐에 따라 새로운 수요가 발생하고 투자의 확대로 이어져 태양광 등 발전시설의 가격이 더 저렴해지는 선순환 구조 진입에 진입했다고 평가했다고 합니다.
실제로 독일이나 호주의 경우 주택용 태양광 균등화발전비용이 전기요금보다 낮은 상태로 그리드 패리티에 달성했고, 미국도 일사량이 높은 14개 주에서 그리드 패리티에 달성했다고 합니다.
그리드 패리티에 도달하는 것은 보조금이나 정부의 지원 없이도 에너지 자원이 광범위한 개발의 경쟁 대상이 되는 시점으로 간주하기 때문에 그리드 패리티 수준에 도달하면 신재생 에너지로 대규모의 이동이 예측될 수 있습니다.
신재생에너지의 균등화발전비용은 신재생에너지 산업, 자본조달비용, 금융시장발전, R&D투자, 신재생에너지 관련 정책 및 국가특성 등에 따라 결정되는데, 기술개발로 신재생에너지 전력생산비용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연료가격 상승 등으로 전기요금이 상승하면서 그리드패리티를 달성하게 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그리드 패리티를 달성했다는 것은 신재생 에너지가 경제성을 갖추었다는 것을 의미하며, 신재생에너지가 기존의 화력발전을 대체하기 위해서 그리드패리티 달성이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기에 전 세계적으로 이를 달성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세계경제포럼(WEF), 미국 에너지정보청(EIA) 등 연구기관들은 전 세계적으로는 2020~2025년 전후가 그리드 패리티 도달 시점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 범위를 아시아·태평양 지역으로 한정하여 살펴보면, 신규 석탄화력발전은 1mWh당 63달러로 가장 싼 에너지이지만, 인도의 신재생에너지 비용은 1 mWh당 39달러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된다고 합니다. 인도는 낮은 건설비용과 저렴한 노동력, 양질의 재생에너지원 등에 힘입어 2030년에는 재생에너지가 56% 가까이 저렴해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반면 한국을 포함한 동북아시아 국가들은 비싼 노동력과 높은 환경비용, 토지 제한, 질 낮은 에너지원 등 때문에 재생에너지 비용이 상대적으로 비싸기 때문에 그리드 패리티 달성에 상대적으로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있습니다.
그리드 패리티(grid parity)의 중요성
그리드 패리티와 균등화 발전원가의 개념에 대해 살펴보았는데, 그리드 패리티(grid parity)가 중요한 이유는 무엇인지 살펴보고 우리나라의 그리드 패리티 전망에 대해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경제적 효율성과 에너지 접근성
그리드 패리티는 재생 에너지의 경제적 효율성의 기준이 되어 재생에너지에 대한 투자나 설비의 실행가능성을 판단할 수 있게 합니다. 이로 인해 재생 에너지 기술의 비용이 감소함에 따라 에너지 시장에서 경쟁력이 높아져 잠재적으로 시장 점유율이 증가할 수 있습니다.
더불어 재생 가능한 자원이 풍부하지만 전통적인 전력원에 대한 접근은 제한된 지역에서 저렴한 전기에 대한 접근을 확장할 수 있어, 지역 사회가 지역 에너지 잠재력을 활용할 수 있게 하여 에너지 접근성을 확장하는데 기여할 수 있습니다.
에너지 자립
재생 가능한 에너지원을 활용하는 것은 다양한 국가들이 화석 연료와 해외 수입에 대한 의존을 줄일 수 있어, 각국의 에너지 안보를 강화하고 변동성이 큰 세계 에너지 시장에 대한 노출을 줄일 수 있습니다.
환경적 지속가능성
태양열, 풍력, 수력과 같은 재생 가능한 에너지원은 화석 연료에 비해 탄소 및 온실 가스 배출이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에 그리드 패리티를 달성하는 것은 더 깨끗한 에너지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고 기후 변화와 대기 오염을 완화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재생 가능한 에너지는 장기적으로 에너지 수요를 충족하기 위한 보다 지속 가능한 에너지 믹스로 원활하게 전환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습니다.
기술발전 및 일자리 창출
그리드 패리티는 재생 에너지 기술에 대한 추가 연구 및 개발에 대한 인센티브로 작용할 수 있고, 투자와 수요의 증가는 이러한 기술의 혁신과 효율성 향상을 촉진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기술의 발전과 시장의 형성은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고 재생에너지 분야의 경제성장을 촉진할 수 있습니다. 특히 재생에너지 분야는 전통적인 화석연료 산업보다 노동집약적인 경향이 있기 때문에 그리드 패리티는 경제성장 및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수 있게 됩니다.
전체적으로 그리드 패리티는 더 깨끗하고 지속 가능하며 경제적으로 경쟁력 있는 에너지 환경으로의 전환의 분기점을 나타냅니다. 더 많은 국가와 지역이 그리드 패리티를 달성함에 따라 재생 에너지 채택을 가속화하고 더 친환경적이고 탄력적인 에너지 미래로 나아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그리드 패리티(grid parity)전망
2020년에 발표된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신재생에너지 균등화 발전원가(LCOE)가 화력발전보다 25% 더 비싼 것으로 나타났는데, 높은 환경비용과 질 낮은 에너지원 등으로 인해 신재생에너지 비용이 상대적으로 비싼 상황이라고 합니다.
기존에는 우리나라도 2027년에 그리드 패리티(grid parity) 달성을 기대했으나, 최근까지의 현황을 살펴봤을 때는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입니다.
지난해 10월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가 <2025~2030년 태양광이 원전의 발전단가 역전> 보고서를 통해 “우리나라의 경우 2025~2030년 사이에 그리드패리티가 도래할 것”이라 전망했지만, 우리나라의 그리드 패리티 도달 시점에 대해서는 아직까지도 의견이 분분한 실정입니다.
한전경영연구원의 ‘전력경제 리뷰’에 따르면 태양광은 2021년 55달러/MWh에서 2030년 35달러/MWh로 균등화발전원가(LCOE)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었습니다. 더불어 육상에 설비되는 풍력발전은 2021년 54달러/MWh에서 2030년 37달러/MWh로 32% 하락하고, 해상의 풍력발전은 2021년 74달러/MWh에서 2030년 58달러/MWh로 22%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이러한 재생에너지들은 모듈이나 터빈 가격의 하락과 대형화 및 설비의 대중화 등으로 단가가 하락하고 설비이용률은 상승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반면 석탄화력은 2021년 67달러/MWh에서 2030년 71달러/MWh 6% 상승할 것으로 예측되며, 가스발전은 2021년 70달러/MWh에서 2030년 74달러/MWh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었습니다.
이와 같이 재생에너지의 활용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은 긍정적이라고 할 수 있으나, 태양광 발전 확산 및 재생에너지 정책 활성화 등을 위해서 그리드 패리티의 달성시기를 보다 앞당길 필요가 있다는 의견들이 지배적입니다.
그리드 패리티의 성공을 위해서 신재생에너지의 발전단가를 낮추고 기존의 석유나 천연가스 가격 상승 등으로 전기요금이 상승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그리드 패리티 달성을 위해 신재생에너지 잠재량을 결정하는 자연조건,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 관련 기술, 자본조달을 위한 금융시장 발전, 신재생에너지 보급정책 등이 중요하다는 것은 일반적입니다.
그러나 이들 못지않게 결정적인 그리드 패리티의 달성요인은 적절한 전기요금에 있다고 합니다. 최근 이슈로 대두되는 한전의 적자문제 해결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시장 메커니즘에 의해 효율적으로 신재생에너지를 보급하려면 발전비용이 합리적으로 반영된 국내 전기요금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이와같이 그리드 패리티 달성을 위하여 신재생에너지의 초기투자비의 감소와 함께 기존 전기요금에 대한 사회적 합의 등이 함께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나라의 그리드 패리티 달성과 지속가능한 발전을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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