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DC 뜻(중앙은행 디지털 화폐)과 도입필요성

최근 한국은행에서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의 활용성을 검토한다고 발표하여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는데요, 코인과 같은 디지털 화폐이지만 중앙은행이 발행한다는 특징을 가진 디지털화폐, CBDC(Central Bank Digital Currency)의 뜻과 도입현황을 살펴봅니다.

CBDC의 뜻

CBDC는 'Central Bank Digital Currency'의 약자로, 국가의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디지털 통화를 뜻하는 용어입니다. 
중앙은행 디지털 통화, CBDC는 기존의 현금과는 달리 완전한 디지털 형태로 존재하지만, 법적으로 현금과 동일한 효력을 갖는 통화이며 각종 디지털 지급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블록체인 기술 등을 활용하여 디지털 형태로 저장한다는 점에서 원리는 비트코인과 같은 가상화폐와 유사하지만, 중앙은행이 직접 발행하고 보증하여 공신력을 가진다는 차이가 있습니다.
(물론 CBDC가 반드시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최근에는 블록체인과 같은 분산방식이 운영의 효율성과 확장성을 저해할 수 있다는 연구도 있다고 합니다.)

 

(이미지 출처: https://unsplash.com)

CBDC는 중앙은행에 의해 발행되고 규제되기 때문에 그 가치가 고정되고 해당 국가의 법정화폐 와 동일하게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한 국가의 공식 통화를 디지털로 구현한 것이라고 이해할 수 있으며, 최근 많은 국가에서 디지털 통화로의 전환을 위하여 CBDC를 개발하고 있으며 일부 국가에서는 이를 구현하여 활용하고 있습니다. 
 
 

CBDC 도입의 필요성

중앙은행 디지털 통화, CBDC를 개발하고 도입해야 하는 필요성과 동기는 국가마다 다르지만 몇 가지 공통적인 이유는 아래와 같이 정리해 볼 수 있습니다. 

1. CBDC를 통해 현대화된 지불 시스템 도입

최근 다양한 디지털 지급결제수단이 등장하고 디지털 결제가 보편화됨에 따라 중앙은행은 국민들의 지불 추세변화에 대응할 필요가 있는데, CBDC는 보다 효율적이고 현대화된 결제 시스템을 제공하여 물리적 현금 의존도를 감소시킬 수 있습니다.
 
한국은행 경제연구원이 발표한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발행의 의의 및 필요성_김영식, 권오익"이라는 자료에 따르면, 지급수단으로써 현금 이용 비중이 지속적으로 감소해 왔으며 현금 관련 인프라도 축소된 반면에 신용카드 사용은 (높은 수수료가 부과되는데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증가해 왔다고 합니다. 한국은행 지급결제수단 행태 서베이 결과에 따르면 현금 이용 비중은 금액기준으로 2013년 34.8%에서 2021년 14.6%로 크게 감소한 반면, 신용카드는 금액기준으로 2021년 약 50%의 이용 비중을 보이고 있다고 합니다. 또한 간편 결제이용은 금액기준으로 2019년 상반기 일평균 약 2,900 억 원에서 2021년 상반기 5,600 억 원으로 크게 증가한 상황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와 더불어 현금 관련 인프라도 축소되고 있는데, 각 은행의 점포수와 은행 현금자동인출기(ATM) 설치 대수가 지속적으로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고 소비재 매장들 가운데 현금없는 매장이나 현금 없는 버스 등 현금을 거래하지 않는 서비스들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위와 같은 상황에서 현금이 더이상 보편적인 지급결제수단이 아니라는 것과 함께 신용카드나 간편 결제 등 디지털 기반의 지불수단이 보다 선호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사회적 변화에 따라 각국의 중앙은행도 현대화된 지불 시스템의 도입을 고려할 수밖에 없을 것이며, CBDC는 그 적절한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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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안정적인 금융, 통화 정책 활용가능

CBDC는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디지털형태의 법정화폐로서 기존 법정화폐와 동일한 화폐단위를 갖고 현금과 1:1로 교환되는 특징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국민들은 지급결제 수단으로 CBDC를 사용할 수 있게되고, 중앙은행은 금융정책이나 통화정책을 시행할 때 이를 활용할 수 있습니다. 

기존 은행 계좌가 없는 사람들도 CBDC를 보유하고 거래할 수 있기 때문에 디지털 통화 인프라에 액세스할 수 있다면, 비은행 또는 은행 부족 인구에게 도달하여 정책이 적용될 수 있게 됩니다.
더불어 CBDC는 중앙은행들에게 통화정책을 실행하기 위한 추가적인 도구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금리의 조정이나 통화공급의 관리 등 필요한 조치들을 디지털 기반으로 직접적으로 수행할 수 있게 되어 정책의 효과성이 증가할 수 있습니다.
 

3. CBDC를 통한 거래비용 절감

CBDC 거래는 기존 결제수단보다 거래 속도가 빠르고 거래비용이 저렴하여 효율성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장점 또한 가지고 있습니다.
이는 개인과 기업 각자의 거래 효율성 뿐만아니라 정부나 국가 간 거래비용에도 적용할 수 있습니다.

CBDC를 기반으로 복잡한 유통 시스템이나 국가내 금융구조 구현비용을 줄이고 소비자와 중앙은행을 직접 연결하여 값비싼 인프라가 필요하지 않게 됩니다. 이는 곧 거래비용의 효율을 가져오게 됩니다.

4. 거래 위험 완화

CBDC기반 디지털 화폐는 위조 및 불법 활동과 같은 물리적 현금과 관련된 리스크를 줄이는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디지털 거래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모니터링과 관리가 용이하여 잠재적으로 금융사기 등의 피해를 줄이고 금융 시스템의 보안을 강화할 수 있습니다.

또한 최근 규모를 갖춘 핀테크기업들이 지급결제서비스 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입한 결과 빅테크의 시장 지배 력 및 데이터가 일부 기업에 독점적으로 집중되는 문제가 대두되기도 하는데, CBDC는 이러한 위협에도 일정 부분 대응이 가능합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전자지급수단 이용현황에 따르면 2020년 전자금융업자의 간편결제 이용금액 가운데 상위 3개 업체가 차지하는 비중이 2019년 대비 약 10% p 확대되어 65.3%으로 나타나는 등 빅테크의 시장 지배력이 강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중앙은행이 주도하는 CBDC 거래가 활성화되면 공적 시스템의 관리를 통해 개인정보나 금융정보의 보호와 관리가 강화될 수 있습니다.


앞에서 살펴본 것처럼 CBDC를 도입하는 구체적인 동기와 목표는 다양할 수 있으며 국가별로 경제적, 사회적, 기술적 상황에 따라 접근 방식 또한 다양할 수 있기 때문에 적절한 검토와 테스트를 통해 그 도입을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CBDC의 문제점

반면 CBDC 야기하는 문제점들도 살펴볼 필요가 있을텐데, 대표적인 CBDC의 문제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사이버 보안문제

CBDC는 금융 범죄 예방 등을 위하여 정부의 일정 수준의 관리와 모니터링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이는 CBDC 시스템이 해킹, 악성코드 등으로 대표되는 사이버 공격의 잠재적인 타깃이 될 수 있다는 것이며, 이러한 위험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서는 강력한 보안 조치가 지속적으로 적용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CBDC의 시행으로 디지털 거래를 쉽게 추적할 수 있게 되면 상당한 개인정보 보호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개인의 금융 활동을 어느 정도까지 모니터링 할 수 있으며 개인의 개인정보를 어떻게 보호할 것인지에 대한 우려가 대두될 수 있습니다.
기존의 물리적 현금과 달리 CBDC 거래는 현금이 제공하는 익명성이 부족할 수 있는데, 금융 영역의 사생활을 보장해야하는 개인의 권리를 어디까지 충족시키고 어디서부터 보안과 관리를 위한 모니터링을 할 것인가에 대한 기준이 모호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금융영역의 개인정보 역시 노출될 경우 피해가 상당할 수 있기 때문에 보안문제와도 연결되는 지점으로 그 철저한 관리가 요구되는 부분입니다. 

2. 기존 금융 시스템에 대한 영향을 예측하기 어려움

CBDC는 기존 금융 시스템과 직,간접적으로 연결되어 운영될 수밖에 없는데, 새롭게 도입되는 CBDC가 기존 금융 시스템에 미칠 영향을 예측하기 어렵다는 것도 문제점 중 하나입니다. 
중앙은행 디지털 통화가 도입되어 금융구조가 급격하게 변화한다면 가계지출, 투자, 은행준비금, 금리, 금융서비스 등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치게 될 것입니다. 먼저 중앙은행의 유동성관리, 인플레이션, 금리, 대출 등에 영향을 주고 이는 각종 통화정책과 연동되어 시중 은행의 전통적인 역할인 대출과 예금 등의 활동에 영향을 주게 됩니다. 

이러한 변화는 통화정책이 전달되는 메커니즘에도 영향을 미치며, 전반적인 은행예금 수요의 변화, 유동성 선호의 변화, 위기 대응 등에 연동되어 전반적인 은행권의 안정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이러한 영향이 어느정도의 수준으로 일어날지 예측하기 어려우며, 예상하지 못한 파급력이 발휘될 수도 있기 때문에 면밀한 검토가 필요한 것입니다. 

 

3. 기술표준 및 인프라 체택의 문제

CBDC를 구현하려면 선진적인 기술 인프라를 광범위한 영역에 적용해야 하고 특히 디지털 인프라가 부족한 지역에 대한 고려를 바탕으로 전체 인구가 필요한 기술에 액세스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때 어떤 기술을 체택하여 적절한 수준의 기술표준과 인프라를 적용할 것인지에 대한 검토와 결정의 과정이 필요합니다. 이 과정에서 민간과 연계한 협업이 필요하기 때문에 시장논리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요구가 제기되고 압력이 발생될 수도 있기에 공정하고 합리적인 의사결정 과정이 필요합니다. 이는 국가 내에서의 표준을 마련하는 것을 넘어 국제적 사용과 상호 운용을 위하여 국가 간의 기술 표준화와 규제관리 등의 과제를 함께 해결해야만 합니다. 

 

한국은행의 CBDC도입 현황

코로나 팬데믹 이후 경제의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 되고 블록체인, 핀테크 등의 기술 발전으로 전 세계의 지급결제 환경이 크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지급수단으로써의 현금 이용 비중이 지속적으로 감소하면서 각 국가들은 CBDC도입을 위한 검토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스타티스타의 분석에 따르면 약 108개의 국가에서 CBDC를 발행하거나 연구,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으며, 현재 CBDC를 발행하여 사용하고 있는 나라는 바하마, 자메이카, 나이지리아 등 10여 개 국가라고 합니다. 
CBDC 파일럿 단계를 진행하고 있는 나라들은 우리나라를 포함하여 러시아, 태국, 말레이시아, 스웨덴, 사우디아라비아 등 14개 국가이며, 중국은 디지털 위안화 상용화 실험지역을 늘려 전체 인구의 20%로 그 사용 비중을 늘려가고 있습니다.

미국도 실시간 지급결제 시스템 '페드나우(FedNow)' 서비스를 내년 중으로 출시하겠다고 밝히는 등 CBDC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 한국은행도 CBDC도입을 위한 검토를 적극적으로 진행하고 있는데, 결과적으로 현재까지 CBDC의 도입 여부를 결정한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CBDC 이용시 개인정보 보호를 위한 기술, 법, 제도적 안전장치를 마련하는 등 향후 CBDC도입의 토대를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히 최근에 금융기관에 발행되어 금융기관간 자금거래, 최종 결제 등에 활용되는 CBDC인 기관용(wholesale) CBDC를 기반으로 디지털통화의 다양한 활용 사례를 직접 테스트하기로 결정했습니다. 

해당 테스트에는 은행들은 지급준비금을 활용해 자금을 거래하고 결제하는 것처럼 한국은행이 기관용 CBDC를 발행하면 금융회사 등이 이와 연계된 지급결제수단으로 예금토큰을 활용하고, 은행 고객들은 주식 거래를 할 때 증권 계좌를 만드는 것과 같이 예금 토큰 계좌를 개설하여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를 통해 CBDC의 프로그래밍 기능을 활용한 지급 서비스를 체험하고 평가해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가 모아지고 있습니다. 

CBDC는 국가에서 만들고, 국가에서 공인한 자산이라는 장점이 있기 때문에 현금처럼 가격 변동이 적고 안정적인 가치를 지닌 자산이 될 수 있다는 장점을 바탕으로 그 가능성이 큰 제도입니다. 

재난지원금과 같은 바우처 형태의 재정정책도 효율적으로 집행할 수 있다는 측면도 CBDC의 장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재난지원금과 같은 재정지원금의 경우 소비하지 않고 저축에 사용할 경우 재정집행 효과가 떨어지는데 CBDC 형태로 지급할 경우 소비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제어하고 관리할 수 있어서 정책 효과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또한 중개기관의 의존도를 줄여 결제 수수료를 낮출 수 있고, 별도 정산 과정 없이 즉각적인 대금 수령이 가능하다는 점도 장점입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법적 근거가 불명확하고 보안 및 정책 영향력 등 우려점이 남아있는 것도 사실이기에 그 적절한 대응방안을 고려하며 도입과정의 면밀한 검토가 필요합니다.

 

그럼에도 CBDC에 대한 세계 각국의 관심은 편리하고 효율적인 디지털 화폐의 활용과 함께 급변하는 디지털 시대에 통화주권을 지키기 위한 노력이기에 우리나라 한국은행도 신중하고 안정성 있는 도입이 될 수 있도록 성공적인 과정을 만들어 가길 바라봅니다.